‘길에서 넘어져 본 일이 있는가? 우리 발을 거는 것은 커다란 바위가 아니다. 오히려 작은 돌부리이다. 넘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작은 돌부리에 눈길을 돌리게 된다.’ -심의용
월악산에 다녀왔다고 했더니 어떤 분이 “월악산에서 무엇을 보았는가?” 하고 물었습니다. “돌부리를 보았습니다.” 산에 가서 가장 많이 보는 것은 발밑의 돌부리입니다. 발밑을 보지 않으면 산에 올라갈 수 없습니다. 산길은 대부분 너덜이기 때문에 내 발을 안전하게 디딜 돌을 선택하여 한 발 두발 발을 디디는 일의 연속입니다.
그렇게 땅을 보고 걷다가 가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위도 보고 아래도 보고 옆도 보는 것이 등산입니다. 요즘엔 등산인구가 늘어나면서 곳곳에 철계단을 하도 많이 만들어 놓아 이게 등산인지 계단 올라가기인지 햇갈릴 때도 있습니다. 한 사모님은 월악산 올라가다가 하도 계단이 많아서 중간에 멈추어 계곡에 발 담그고 놀다가 그냥 내려왔답니다.
그렇습니다. 산 정상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눈이 아래를 내려다 보며 하염없이 돌부리를 피하거나 안전한 돌을 선택하여 내딛는 일을 반복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큰 일을 이룬 사람들은 그 일을 이루기 위해 시시해 보이는 작은 일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반복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속담도 있잖아요.
중간에 포기한 사람들이나 사고를 당하여 대갈통이 깨진 사람들은 높은 정상만 바라보다가 발밑의 돌부리 밟는 일을 소홀히 해서 넘어진 사람들입니다. 오늘 내가 하고 있는 평범하고 시시한(?) 일들을 무시하지 마세요. 바로 그 일들이 나를 넘어지게도 하고, 모이고 모여 큰 성공을 가져다 주기도 할 것입니다.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