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세상
햇살을 막아섰던 그림자
소리없이 녹아 내리고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은은한 녹색 빛이 흐를때
강남 갔던 제비들
한 입 가득 봄을 물어 오고
창문을 열면
싱그러운 흙내음 흠뿍
가슴 안으로 달려 들어와
한 겨울 세상 속에 숨어 있던 생명들
쏘옥쏘옥 세상 밖으로 나오게 했다며
대견함을 알린다
3월은
지심만리(地心萬里)에서 달려오는
따사로운 생명의 계절
한가한 농촌의 고향 마을에는
농사를 맞이할 준비로 가슴이 벅차고
교회 앞 뜰에
다소곳이 서 있는 목련은
뽀송뽀송 꽃망울을 머금고
휘영청 밝은 달과 함께 어우러져
짙어 오는 녹색 세상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