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우리를 감정 없는 피조물로 창조하실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었다면 우리는 하나님과의 관계, 또 인간 상호간의 관계를 누릴 수 있는 능력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죄의식, 염려, 사랑 등의 감정이 결여된 것 같은 사람들을 가리켜 우리는 가끔 '비인간적'이라 합니다.
그들은 오히려 기계나 빈 껍데기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분명 우리가 정서적 존재임을 기뻐해야 합니다.
우리에게서 정서를 제거하면 흑암에 대한 공포, 죽음에 대한 슬픔, 불편한 일에 대한 짜증이 없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와 동시에 훌륭하게 해 낸 일에 대한 만족감, 우리와 가까운 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 그럴싸한 농담을 듣고 실컷 웃는 일 역시 사라질 것입니다.
정서가 없다면 우리는 속 빈 강정에 불과합니다.
만물을 지은 위대한 예술가이신 하나님을 잠시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를 지으시되 감정 없는 존재보다는 감정 있는 존재로 만들기로 작정하신 것은, 하나님이 단조로운 흑백으로 새겨 넣는 것에 스스로를 제한하지 않으시고, 생동적인 색채와 결을 지닌 아름다운 유화 물감을 사용하기로 하신 것입니다.